MUSICAL MAGAZINE

ISSUE NO.1 뮤지컬 <빨래> _ 빨래의 기록과 뒷 이야기

보드빌 2023. 8. 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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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S

빨래는 2005년 세상에 처음 선을 보인 뒤, 코로나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2023년 다시 공연을 이어가며 꾸준하게 무대 위에 올려지고 있습니다. 2023년 1월에는 100만명의 누적관객을 기록하며 '왜 이 작품이 이렇게 오래토록 공연을 이어갈 수 있었는지'에 대해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2011년에는 1인 관객 최다 관람횟수가 100회를 넘어간 사례가 있었는데요. 이 분이 지금까지도 꾸준히 <빨래>를 보고 계시다면 과연 지금은 몇 회차 관람을 하고 계실지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교통사고로 수술을 한 후에도 '빨래는 절대 끊을 수 없다'며 복대를 차고 부산에서 올라와 관람을 하시던 관객도 계셨고 말이죠. 추민주 연출이 이제 이 작품은 본인의 손을 떠나 관객들이 함께 의미를 더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작품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얼핏 본 적이 있는데, 바로 이 지점이 그 말을 뒷받침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정규 교과서에 실리고, 초연 첫 해부터 관객과 평단에 인정을 받았었죠. 최근에는 27차 프러덕션 캐스팅을 발표하는 등 <빨래>의 이야기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Edited by VAUDEVILLE


 

 


 

BEHIND THE STAGE

'최초의 공연 펀딩 / 엔젤 투자'

뮤지컬 <빨래>는 여느 대학로의 소규모 공연이 그러하듯 제작비 조달의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지만, 참 감사하게도 구원의 손길이 항상 나타나고는 했는데요. 최근에는 공연에 투자를 하는 사례가 많아졌고 특히 관객들이 직접 공연에 투자하는 사례가 많아졌지만 그 당시만해도 흔하지 않은 일이었을텐데요.

 

추민주 연출의 자취방 주인집에서 선뜻 내어주었던 보증금 200만원을 시작으로, 서울 논현동의 거북이 한의원 이헌용 원장님의 후원, 법무법인 율현의 문화나눔사업 대상 선정 등 <빨래>의 힘든 순간에는 참 고마운 사람들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마치, 울면서 자취방으로 돌아오는 나영이에게 '슬플 땐 빨래를 해' 를 불러주며 힘을 내라고 손을 내밀던 희정엄마와 주인할매처럼 말이죠. 

 

 

'한국 창작뮤지컬 교과서에 실리다'

2012년, 한국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뮤지컬 대본이 한 편 실리게 됩니다. 그 작품은 바로 <빨래>였는데요. 대교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중학교 국어 3-1'과 창비에서 발행되는 '고등학교 문학1'에 대본이 실리게 됩니다. 사실 뮤지컬의 대본이 교과서에 실린다는 건 지금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인데, <빨래>는 무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모두 실리게 되는 것이었죠.

 

학생들을 대상으로 희극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의 일부 대본이 실렸는데, 생각해보면 어른들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한 번쯤은 생각해보고 돌이켜 볼 만한 주제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했던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4년에는 '빨래로 배우는 한국어' 교재도 출간되었다고 하니, <빨래>가 가진 이야기의 힘이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구원투수의 등판! 배우 임창정과 제작자 김희원'

뮤지컬 <빨래>에는 여러 유명 배우들이 거쳐갔지만, 이 둘만큼은 <빨래>와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지금은 배우로 더 유명해진 김희원 배우가 <빨래>에 프로듀서로 참여를 했었는데요. <빨래>를 처음 본 후에 '이 작품은 대한민국에 오래토록 남아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어 <빨래>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 후에도 김희원 배우는 이 작품의 제작자로서 뿐 아니라 예술감독으로도 참여하며 <빨래>에 대한 엄청난 애정을 보여줬습니다.

 

김희원 프로듀서와의 인연으로 <빨래>에 참여했던 임창정 배우. 이 둘은 한 극단(현대극단)에서 한솥밥을 먹던 시절에 하루 공연하고 만원을 벌며 힘든 시기를 같이 보냈다고 하는데요. 이 시기에 둘은 나중에 꼭 같이 뮤지컬을 만들어보자는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그 약속을 임창정 배우가 출연했던 2009년으로부터 16년 전에 했는데 늦게나마 둘의 약속이 이뤄지는 순간이었죠. 당시 임창정 배우는 가수로서도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었기에 출연료가 꽤나 높은 수준이었는데요. 오랜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개런티로 작품에 참여해 더욱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EPILOGUE

'유료관객 2명에서 100만명이 되기까지'

뮤지컬 <빨래>가 다시 무대 위에 올랐던 2008년 3월 15일. 이 때 유료관객은 단 2명. 이 후 6개월 동안 유료관객이 채 10명이 넘지 못했다고 합니다. 첫 등장부터 최우수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되고, 극본/작사상을 수상하는 등 그야말로 탄탄대로 일 것 같았지만, <빨래>의 시작은 지금처럼 화려한 수식어로만 가득하지 않았습니다. 공연을 올리기 위한 제작비에 허덕여야 했고, 공연 초기 관객들의 외면도 감수해야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그리고 꾸준하게 공연을 이어온지 어느 덧 10여 년의 세월이 지났고, <빨래>는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번 <빨래> 편을 준비하면서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은 관객들이 결국 알아보고, 오랜시간 사랑해준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보드빌이라는 매거진을 발행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이게 과연될까?'라는 의구심도 한 켠에 있었는데요. <빨래>가 걸어온 길을 하나씩 하나씩 되짚어 지금에 와보니 어딘가 용기가 생겼습니다. 좋은 콘텐츠로 꾸준하게 지속한다면 반드시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는 매거진이 될 수 있을거라는 확신도 생겼고 말이죠. 아직은 꿈처럼 간직하고 있는 보드빌의 청사진도 왠지 이뤄질 것만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번 <빨래> 편 어떠셨나요? 공연의 온전한 모습을 담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이미 공연을 보신 분들에게는 공연날의 추억이 떠오르셨기를,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께는 마음 속 한 켠에 꼭 봐야하는 뮤지컬 한 편이 생기셨기를 바라겠습니다. <빨래>라는 작품이 그랬듯, 또 다시 자신들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하루를 보내고 있을 작품 속 인물들처럼 여러분도 매일 주어지는 오늘을 어제보다 조금씩 더 행복하게  보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VAUDEVILLE' Issue No.1 '빨래'는 어떠한 금전적 지원을 받지 않고 제작되었습니다.

 

Inspired by 'Magazine B'

 

 

<참고>

* 누적관객 100만 돌파... 뮤지컬 '빨래' 27차 공연

* 뮤지컬 '빨래' 출연 임창정, 16년 전 약속지켰다.

* '눈알 낚시'하던 '아저씨' 김희원이 '빨래'에 매달리는 이유

* 돈보다 의리 ... 임창정 노개런티 선언

* 15년, 세상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뮤지컬 '빨래'

 

 

<픽토그램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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