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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NO.2 뮤지컬 <영웅> "저를 만든 뮤지컬 <영웅> 항상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겠습니다" 배우 정성화

보드빌 2023. 8. 3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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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2023년 3월 28일 화요일, 뮤지컬 <영웅>이 누적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2009년에 처음 막을 올렸던 뮤지컬 <영웅>은 2019년 10주년을 맞이한 후에도 꾸준히 공연을 이어왔다. 초연 바로 다음해에는 시상식에서 다양한 상을 휩쓸었고 국내 대형 창작뮤지컬로 미국과 중국에 진출하며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의 힘을 보여주었다. 

 

9번의 시즌을 맞이하는 동안 대한민국에서 이제는 안중근 의사라고 말하면 자연스럽게 함께 떠오르는 배우가 있다. 바로 배우 정성화이다. 그는 2009년 초연부터 14년 간 이어진 공연에서 총 7번의 시즌을 '안중근 의사'로 살았다. 뉴욕 링컨센터에서의 공연과 10주년 기념공연 등 굵직한 이벤트들을 제외하고서라도 그는 언제나 뮤지컬 <영웅>가 함께였다. 2022년에는 뮤지컬 <영웅>을 원작으로한 뮤지컬 영화 '영웅'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그만큼 그는 이 작품과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안중근 의사'라는 역사적 인물과도 특별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2023년 4월 9일 오후 2시, 그는 뮤지컬 <영웅>에서 개인통산 300회 공연이라는 기록까지 달성했다. 이제는 그 누구도 이 작품에서 그가 가진 영향력에 대해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뮤지컬 <영웅>에서 현재진행형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배우 정성화. 개인통산 300회 공연을 넘겼지만 여느 때와 같이 완벽하게 공연 준비를 하고 있는 그를 보드빌에서 만나고 왔다.

 

아래의 인터뷰 내용은 기존 인터뷰 내용을 각색하여 재구성한 것입니다.

 


 

VAUDEVILLE (이하 V) : 안녕하세요, 뮤지컬 매거진 보드빌입니다. 만나게 뵙게 되서 너무나 영광입니다. 개인적으로도 너무나 팬인데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저희 보드빌 구독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정성화 (이하 정) : 안녕하세요, 뮤지컬 배우 정성화입니다. 대한민국 뮤지컬 시장을 너무나 멋지게 잘 만들어진 콘텐츠로 소개해주시는 보드빌에 참여하게 되어 저 역시 너무나 영광입니다. 이런 좋은 채널을 통해서 저희 대한민국 뮤지컬 시장이 더 발전하고 나아가서는 세계 무대에서도 더 많은 작품들이 알려지고 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도 늘 보드빌을 응원하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V : 인터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2009년 당시의 기사를 보면 정성화 배우님의 수식어 앞에 확실히 '개그맨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개그맨'이라는 타이틀로 더 익숙했는데, 제가 처음 정성화 배우님의 공연으로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보고난 후에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뭐지!? 내가 보던 그 시트콤에서의 그 사람이 맞는건가?'라고 생각했었는데요. 뮤지컬로는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정 : 제가 뮤지컬과 인연을 갖게된 건 연극에서부터 시작이 됐었습니다. 표인봉 선배님께서 갑자기 제게 '아일랜드'라는 연극 대본을 툭 던져주셨죠. 정말 치열하게 준비해서 무대에 올렸고 당시에 평단에 꽤 좋은 호평을 받았었죠. 그 공연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 어느 날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님이 그 공연을 보러 오셨어요. 감사하게도 그 때 공연을 너무 좋게 봐주셔서 당시에 설앤컴퍼니에서 준비하고 있던 신작 뮤지컬 '아이 러브 유'에 출연 제의를 받게 됐죠. 그 작품이 제 첫 뮤지컬 출연작이었습니다. 그 이 후로 정말 감사하게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 '라디오 스타' , '올슉업' 등 꽤나 굵직한 작품들에 참여할 수 있게 됐죠.

 

 

V : 굉장히 성공적인 뮤지컬 커리어를 계속해서 쌓아오시다가 2009년에 뮤지컬 <영웅>을 처음 만나게 되셨어요. 그리고 이 작품을 기점으로 '개그맨 출신의 뮤지컬 배우'가 아닌 온전히 '뮤지컬 배우 정성화'로 자리를 굳히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습니다. 정성화 배우님에게 이 작품이 갖는 의미와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요?

 

정: 사실 <영웅>이라는 작품은 뮤지컬 배우 정성화에게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이전에도 많은 작품들에 출연했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이 작품을 통해서 비로소 관객분들에게 '뮤지컬 배우 정성화'로 이름을 새길 수 있었어요. 개그맨으로서의 이미지를 부끄러워하거나 벗어던지고자 했던 적은 없어요. 다만 제가 너무나 행복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이 뮤지컬이라는 분야에서 더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었죠.

 

그런 꿈같은 일을 만들어 준 작품이 뮤지컬 <영웅>이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첫 남우주연상도 수상하게 됐고, 무대 위에서의 정성화를 입증하면서 더 다양한 작품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뮤지컬 <영웅>에 처음 캐스팅이 확정이 되었을 때는 정말 마냥 좋았습니다. 그런데 연습이 들어가면서부터 이 인물이 가진 고뇌와 무게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연습하면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아요. 그런 제 노력을 알아주셨는지 관객 여러분들께서도 많은 사랑을 보내주셨고 그랬기에 지금의 뮤지컬 배우 정성화가 있지 않나 라고 생각합니다.

 

 

이미지출처 ㅣ 에이콤

V : 초연부터 지금까지의 무대 위에서의 정성화 배우님의 사진을 보면 갈 수록 깊어지는 안중근 의사를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치열하게 준비하신다는게 느껴졌는데요. 이번에 뮤지컬 <영웅>에서 개인통산 300회라는 공연 기록을 달성하셨습니다. 쉽지 않은 기록이고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뜻깊은 기록일텐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정 : 제 개인적으로도 그리고 작품적으로도 여러모로 뜻 깊은 작품에서 300회라는 공연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관객 여러분께 특히나 큰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초연 당시에 '이게 될까? 우리가 잘 만든게 맞을까?'라는 의심을 지워준 것도 9번의 시즌 중 7번의 시즌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관객 여러분들께서 많이 사랑해주셨기 때문이죠. 300회 공연을 하는 날에 지난 날을 되돌아보니 정말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늘 부담감이 있는 작품이지만 그 날 따라 더 부담감 혹은 책임감이 있던 것 같아요.

 

제 개인적인 기록 이전에는 이 작품의 누적 관객이 100만명을 돌파하는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 있었는데요. 대한민국 대형 창작뮤지컬로서 이렇게나 꾸준하게 많은 관객분들이 찾아주시고 사랑해주신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잊지않고 무대 위에 올라야겠다라는 다짐도 했습니다. 더불어서 해외의 굉장히 오래된 작품들, 예를 들면 '레 미제라블'처럼 우리도 20년, 30년 오래 가는 좋은 작품을 이어갈 수 있겠구나 라는 확신 같은 것도 갖게 됐습니다.

 

 

V : 대한민국 최초로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영화 <영웅>에서도 주연을 맡아 열연을 보여주셨습니다. 뮤지컬 무대 위에서 7번의 시즌을 보낸 베테랑이시지만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에서는 첫 도전이셨는데요. 영화 <영웅>에서는 어떤 점에 집중하셨나요!?

 

정 : 우선,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것과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것에 있어서 아무래도 차이가 있었어요. 무엇보다 현장감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많이 집중했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하기 전에 영화 '레 미제라블'을 봤는데 '우리도 저렇게 만들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대사에서 음악으로 넘어갈 때의 이질감을 줄이고자 노력했습니다. 모든 장면이 뜬금없지 않기를 바랐죠. 그래서 현장에서 직접 노래를 불러서 연기를 하면서 나오는 감정의 디테일들을 노래하는 목소리와 호흡에 빠짐없이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뮤지컬에서는 배우가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다가 감정이 격해지면 그런 호흡들이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이 되잖아요. 그 포인트가 관객 여러분들께 더 큰 울림으로 작용하게되는데 영화에서도 그 포인트를 놓고 싶지 않았던거죠. 

 

반대로 뮤지컬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영화에서는 조금 더 디테일하게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예를 들면, 회령전투에서 안중근 의사가 겪게 되는 고통 그리고 이 사건을 통해 갖게 되는 인간적 고뇌 등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보여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감히,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에서 상당한 완성도를 만들어 낸 작품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V : 앞선 말씀에서 애정과 더불어서 정말 자부심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뮤지컬 <영웅>을 준비하면서 영화 촬영 준비를 함께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정 : 제가 영화 촬영을 준비하면서 다이어트를 굉장히 타이트하게 진행했었는데요. 제가 86kg 정도였는데 72kg 정도까지 다이어트를 했었어요. 그 때 뮤지컬 <영웅>도 공연 중이었는데, 마지막 씬에서 '장부가'의 하이라이트를 하다가 블랙아웃(Black Out)이 된 적이 있었어요. 마지막 고음을 탁 내는 순간 눈 앞이 캄캄해지면서 몸이 휘청했죠. 잘 아시겠지만 마지막 씬이 2층 높이의 리프트 위에서 안중근 의사가 사형 집행 전에 마지막으로 부르는 씬이잖아요.  그 때 순간적으로 살아야겠다 싶었는지 교수대에 있던 밧줄을 잡았어요. 그리고 그 줄에 의지한 채 그냥 매달려 있었던거죠. 그 후에 암전이 되고 스탭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잘 내려와서 커튼콜까지 잘 마쳤었는데 그 때 정말 아찔했던 것 같아요. 그 때 이 후로 마지막 '장부가'를 부를 때면 트라우마가 생겨서 늘 걱정을 하면서 공연을 했었어요.

 

그래도 영화 시사회 때 제 모습을 보니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는 마음이 들더군요. 힘들기는 했지만, 제가 너무나 꿈꿔왔던 뮤지컬 영화였고 그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으니 그 때의 힘듦보다는 영화를 잘 완성했다는 뿌듯함, 성취감 같은 것들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V : 그런 정성화 배우님의 열정과 노력을 300만이 넘는 관객 분들이 알아주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장난스러운 질문이지만 혹시 뮤지컬과 영화 둘 중에 어느 쪽의 흥행을 더 바라시는지요 

 

정 : 하하. 사실 두 가지 모두 제게는 너무나 소중해서 무언가 하나를 꼽기가 어려운데요. 음.. 그래도 영화가 잘되면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관객분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주는 느낌과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주는 느낌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영화로 먼저 접하시게 된 관객 분들께서 자연스럽게 극장을 찾아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V 정말 우문현답이네요. 마지막으로 뮤지컬 <영웅>을 사랑해주시는 관객 여러분께 마지막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정 : 사실 저는 안중근 의사가 도시락 폭탄을 던진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던 한심한 젊은이였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순간 그리고 하루하루 느끼는 행복이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지, 왜 우리가 안중근 의사를 기억해야 하는지를 너무나 여실히 깨달았는데요. 저희 배우분들 스탭분들 모두 독립운동하는 마음으로 어떤 사명감 같은 걸 가지고 늘 무대를 만들고 관객 여러분께 찾아뵙고 있습니다. 그런 정성과 노력을 너무나 감사하게도 매번 극장에 찾아오셔서 기립 박수로 화답해주시는 관객 여러분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저희 뮤지컬 <영웅>은 더욱 발전하고 또 관객 여러분들께 감동을 선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배우 정성화 그리고 뮤지컬 <영웅>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VAUDEVILLE' Issue No.2 '영웅'은 어떠한 금전적 지원을 받지 않고 제작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Inspired by 'Magazine B'

 

 

<참고자료>

* 정성화 "안중근만 300번!" 뮤지컬 <영웅> "관객에게 감사, 언제나 진심 다할 것"

* 배우 정성화, "안중근 의사는 햇빛 같은 분" 뮤지컬 '영웅'

* '영웅' 정성화, 그가 결국 박살 낸 편견의 유리 천장

* 100만 관객 뮤지컬, 333번 안중근이 된 사나이

* 정성화, "안중근만 300번!" 뮤지컬 <영웅>... "관객에게 감사, 언제나 진심 다할 것”

* 남우주연상 정성화 "안중근 의사에게 감사"

* 송은이 장항준의 씨네마운틴

 

<이미지출처>

* 에이콤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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